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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비수사 by Kircheis

아... 아침부터 피곤하고, 일하기도 싫고 해서 혼자 영화를 봤습니다.
10시 10분 소수의견을 보려고 극장을 찾았습니다.
방학이라고 오전부터 사람들이 많더군요...
쓸리듯이 밀려서 티켓팅을 하는데 시간을 보니 10시더군요...
발권을 하고, 극장에 들어가 앉았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영상이 올라오는데 보이는 이름...
'김윤석'
...
응?
소수의견에 김윤석이 나오던가?
-_-;;
쓸리듯이 밀려서 티켓팅을 하면서 소수의견이 극비수사로 바뀐 겁니다.
시간도 비슷해서 아무 생각없이 발권을 하고 말았더군요...
다시 환불이니 뭐니하는 것도 귀찮아서 그냥 주저앉았습니다.
'기왕 들어왔으니 보고 가자. 김윤석도 나쁘지 않아.'

그래서, 결국 예정에 없던 극비수사를 아무런 기대감없이 보고 말았습니다.

이 영화의 배경은 1970년대 발생했던 실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시대적인 상황을 보자면 현재처럼 인터넷도 없을 뿐더러, 언론이라고는 조중동을 중심으로하는 신문사들과 TV에서 나오는 뉴스 정도가 전부이던 시절입니다.
물론 군이나 경찰에서는 기본적으로 무전기를 사용하던 시절입니다.

이 얘기인 즉슨 일부 돈, 권력을 장악한 힘있는 세력들에 의해 얼마든지 정보에 대한 통제가 가능했던 시기라는 겁니다.
이 영화에서도 극비에 부친 수사를 위해 아이의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돈과 그와 친인척으로 연관된 중앙의 파워가 수사를 끝까지 극비로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죠...
뭐 이런 정보의 통제는 3공에서 5공으로 이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아픔이 제대로 전해지지 못하도록 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이 시기에는 누군가가 혼자 뭔가를 보고 그냥 모른척하면 세상의 아무도 모르는 일이 되던 그런 고래짝 시절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또 짚고 넘어가야 할 한가지는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의 한국 사회가 그다지 공정한 사회는 아니라는 겁니다.
뭔가 약간이라도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더욱 위로 달려가기 위해 남에게 주는 사소한 피해같은 건 그냥 당연시 하던 시기라는 거죠.

이런 배경에서 극히 평범한 대한민국 형사들이 다 가지고 있는 정의감과 약간의 부패함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 공길용입니다.
그렇다고 공형사가 부도덕한 사람은 아닙니다. 공형사는 그런 대부분의 평범한 형사들에 비해서 조금 더 상황 파악을 잘 하고, 조금 더 정의감이 넘치는 인물입니다.

여기에 비해 김중산 도사님의 경우는 조금 애매합니다.
자신에게 도를 가르쳐준 선생에 대해  지극히 공경하는 한편, 스스로 힘없는 자임을 잘 알아서 권력에 대들지는 못하지만 나름 정직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 자신이 배운 도를 바탕으로 세상을 읽을 줄 아는 도사입니다.
또한 자신이 배운 도를 바탕으로 자신이 읽은 미래를 믿고 행동할 줄 아는 도사로 그려집니다.

뭐 중심이 되는 이 두 인물의 관계가 중요한 것이기는 합니다만, 이 영화는 실화에 포커스를 맞춰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이 영화에 대한 감상은 뭐랄까... 만들고보니 순서대로 진행되는 이야기의 재미가 별로인 것을 어느 정도 편집을 통해 재미를 부여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야기의 초반에 김도사가 공형사와 관계되기 시작하는 부분의 진행이 그러합니다. 이를 테면 큰 줄거리를 진행하면서 갑자기 전개된 상황에 대해서 왜 이런 전개가 되었는지를 원인을 다시 보여주는 식이죠...
뭐 전통적인 방법이니 흠잡을 것은 아닙니다만, 이런 편집이 없었다면 좀 재미가 덜했을 것같은 생각이 드네요...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순탄하게 진행됩니다.
납치, 수사, 접촉, 갈등, 절정, 결말의 무슨 소설이나 희극의 구성과 비슷하게 진행됩니다.
문제는 여기에 몇몇 다수의 떡밥을 뿌리고는 그 떡밥을 회수하지 않습니다.
물론 점쟁이가 하는 말이 백프로 다 맞을 수는 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에 대해 충분히 납득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얼렁뚱땅 넘어갑니다.
저는 이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시작할 무렵 화면에 나온 사건에 대한 설명으로 그냥 납득아닌 납득을 하고 말았습니다.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서 여기서 부터는 껄끄러운 부분을 주절거릴랍니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이하의 부분을 보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1. 김중산 도사가 이전까지는 역학을 기반으로 해서 사건의 진행에 도움을 주는데, 극의 후반에 가서는 환상을 보고 사건에 개입합니다. 역학도 엄연히 체계가 있는 동양철학의 한 부분으로 알고 있는데, 환상을 보고는 사건에 개입한다는 것은 너무 뜬금포로 보이는 군요...

2. 김중산 도사는 공형사에서 범인이 2명일  것이라고 조언을 합니다만, 극이 끝날 때까지 두번째 범인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리고는 크레딧 올라갈 때 두 번째 유괴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 역시 이 두명이 해결했다는 식의 설명이 나옵니다. 물론 설명이 나왔으니 됬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제 점점 극이 재미있어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보던 저로서는 정말 찬물을 뒤집어 쓴 기분입니다.

두 시간이 채 되지 않는 상영시간을 좀 더 늘려서 이 부분에 대한 나름의 결말을 지어준다거나, 아니면 속편을 다시 제작해서 두 번째 사건도 해결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습니다만, 그 몇 줄 안되는 설명으로 속편에 대한 기대도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다 본 후의 이 기분은 뭐랄까... 예전에 본 3권짜리 동의보감이 생각나는 딱 그 수준입니다.
뭐 이 외에도 불편한 부분들이 없잖아 있습니다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실화를 배경으로 한 보기에 무리없는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아... 이 꺼림칙한 기분을 풀 길이 없네요...



덧글

  • 타누키 2015/06/25 22:54 #

    음.. 2번에서 범인이 2명이란 조언은 2번째 범행에서 범인이 2명이라는 설명이 나오는지라 결국 2번째 사건까지 예언해버린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 Kircheis 2015/06/26 11:33 #

    그렇죠... 저도 그렇게 이해는 했습니다만...
    어차피 영화인데, 좀 더 재미를 위해 그마저도 풀어줬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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