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의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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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다섯 번째 by Kircheis

무엇에 대해 노력을 하더라도 관계없다. 어쨌든 그것은 자신이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고, 해야 만 하는 것이고, 시간을 투자한 것이다. 그것은 어떤 형태로든 자신에게 그 결과를 가져오기 마련이다. 자신은 쳐다 보지도 않는 사람에게 자신의 감정을 말한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가치가 있다. 그 사람과의 사이는 어떤 식으로 전과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수 있다. 당장 자신의 고백을 들어주지 않더라도 행동으로 그것을 나타내 줄 수도 있다. 반대로, 정말 자신과 연이 닿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런 관계는 되도록 일찌감치 정리하는 편이 좋다. 물론 남자는 미련한 동물이니 만큼 그 정리라는 것이 쉽게 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 사람에게 만 집중해서 시간을 낭비하느니 과감히 정리하는 편이 좋다. 미련은 남겠지만 그것은 추억으로 간직해라. 십년, 이십년이 지나면 정말 담담히 그 사람에 대해 기억을 떠올리며 상념에 잠길 수 있을 것이다. 홀로 조용한 카페의 한 구석에 다리를 꼬고 앉아 따스하게 올라오는 커피 연기를 바라볼 수 있다면, 당신은 이미 충분히 감상적인 사람인 것이다. 모든 인간 관계는 어떤 식으로든 자신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게 마련이고, 그것을 통해 자신은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게 될 것이고, 그것은 당신에게 반드시 필요한 뭔가를 알려줄 것이다. 그것이 자신의 장점일지, 약점일지, 무엇이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자신을 아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고, 그것을 통해 자신은 발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겉보기에 점잖아 보이면서 학식도 있어 보이는 어떤 사업가가 있었다. 그는 IT 분야의 사업을 시작한지 10년이 넘은 베테랑이다. 그런 그가 개발자가 필요해서 구직사이트를 통해서 사람을 뽑았다. 개발자는 이미 다른 업체에서 10년넘게 개발과 관리를 함께 진행한 팀장이었는데, 회사의 조직이 개편되면서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대외 사업본부에 속하게 되었고, 이를 빌미로 회사를 그만두기로 나름 고집 센 개발자였다. 이 개발자 역시 면접 자리에서 이 점잖은 사장을 보고 함께 일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그 회사의 솔루션이 자신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것이 주요한 요인이었다.

개발자가 출근을 시작하고, 회사의 솔루션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그냥 모르고 처음 보는 입장에서는 대단히 훌륭한 솔루션으로 보였던 것이 그 내부를 들여다 보면서 많은 실망을 금할 수가 없었다. 솔루션이 고객사에 나가는 족족 오류가 발생하면서 고객사로부터 들어오는 클레임이 회사의 매출액을 웃돌 지경이었다. 이것을 그와 시기를 같이하여 새로 들어온 영업 직원이 이런저런 편법을 동원하여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다행히 크게 손해보는 일은 없이 넘어가고 있었다. 이것을 보다 못한 개발자는 결국 회사의 솔루션 해결을 위해 필요한 대안을 내놓는다.

클라이언트부터 다시 정리해야 겠습니다. 물론 새로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충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정리 작업이 잘 되면, 나중에 올 사람들도 분석하기 편리해 질 것이고, 무엇보다 현재 나타나는 고질적인 오류는 잡을 수 있을 걸로 생각됩니다.”

그럼 기간이 얼마나 필요하겠습니까?”

클라이언트부터라고 말은 했지만, 서버, 드라이버, DB도 전부 간소화해야 하니 한 3개월은 필요하겠죠이게 마쳐지면, 사이트마다 고질적으로 발생하던 오류가 80% 이상은 잡힐 겁니다. 나머지 20% C/S 간 통신 프로토콜이나, 환경적인 요인에 따르는 것이니 좀 더 시간을 잡고 가야 하겠죠. . 그래도 일단 큰 사이트는 힘들더라도 중소 규모라면 무리없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겠죠…”

“3개월이요알겠습니다. 당장 매출은 안 나올지 몰라도 고객들 구슬려서 시간을 한 번 벌어보죠..”

개발자와 영업직원이 서로 합의를 볼 무렵 둘은 사장의 얼굴을 쳐다보고는 빨리 결정할 것을 요구했다.

그래도 말이야. 당장 회사에 자금이 돌아야 하는데 3개월 동안 손가락 빨고 있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일단 지금 걸린 사이트들 정리부터 해도 돈이라도 먼저 받고 시작해야 하지 않겠어?”

사장은 그래도 사이트에 대한 미련이 남는지 둘을 다시 쳐다본다.

사장님. 이미 우리 소프트는 시효를 넘어섰습니다. 보통 프로그램을 만들면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 준다고 해도 3, 4년이 한계이고 길게 끌어야 5년 정도인데이건 뭐 전부 10년이 넘은 프로그램들 아닙니까맨날 여기 저기서 필요하다고 하니까, 되지도 않는 기능을 억지로 만들어서 있던 곳에 억지로 끼워넣어서 내 보냈으니 지금 이 지경이 아닙니까.. 나가는 곳마다 문제 생기지 않는 곳이 한 곳이라도 있음 말을 해 보십시오. 저도 회사 어려운거 알고, 고객한테 맞춰서 여태껏 개발을 해온 사람입니다. 문제 터지는 거 그때마다 막아가면서 10년 넘게 일해왔습니다. 하지만, 이건 해도해도 너무하지 않습니까. 몇 명이나 되는지도 모를 개발자들이 그때그때 성의없이,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만들어 온 프로그램을 관련되는 정보 하나없이 지금 맡아서 하고 있는데, 이건 정말 참을 수가 없습니다. 이대로 가면 저도 얼마 못 가서 뛰쳐나가야 할 겁니다. 빨리 결정을 해 주십시오.”

그래도, 일단 당분간은 이대로 가도록 하지. 당장 걸려 있는 세군데 만이라도 끝내고 생각을 해 보자고…”

그렇게 얘기가 정리되고 다시 평소의 일로 돌아간다. 걸려있는 세 군데라고 해서 결코 일이 잘 풀릴 수가 없다. 프로젝트 종료 일자를 훨씬 넘겨서도 일이 마무리가 되지 않으니, 당연히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 일이 이 지경이 되니 다시 사장은 새로운 고객사를 잡아 오지만, 이것 역시 잘 될리 만무하다. 그렇게 6개월 정도가 지나자 드디어 직원들의 급여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

지금이라도 결정을 해 주십시오. 빨리 결정하면 3개월 후부터는 다시 매출을 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 생각을 좀 해 보자고…”

다시 2개월 정도가 지날 동안 역시 사장의 말은 변하지 않는다. 결국 그 2개월 사이에 영업직원을 회사를 그만두었고, 개발자도 나간다고 사표를 던졌다.

그래. 정 그렇다면, 이제부터 한 번 해 보도록 하자고…”

이미 늦었습니다. 이미 2개월 이상 급여가 나오지 않은 만큼 저로서는 있는 돈 없는 돈 긁어모아서 생활하기도 힘들고요, 집안에 볼 면목도 없습니다. 그만 두겠습니다.”

아니, 자네가 나가면 도대체 누가 개발을 하나?”

어쩔 수 없습니다. 이 지경이 되도록 사람 관리, 프로젝트 관리, 솔루션 관리, 영업 관리 잘 못한 사장님 잘못이 큽니다. 전 이달 말까지만 나오고 그만두겠습니다.”

사장이 아무리 구슬려도 이제는 씨알조차 먹히지 않는다.

 

사람은 겪어보지 않고는 모른다. 겉보기에는 책임감도 있어 보이고 학식이 있어 보이더라도, 그것은 어쨌든 그 사람의 겉모습일 뿐이지 내면도 그리 충실한 것은 아니다. 교수가 아무리 아는 것이 많더라도 실제 만드는 사람은 학생이고, 연구소 사람들이다. 교수도 실제로 해보지 않았다면, 자신이 할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실험 물리학이라는 학문이 있다. 물리학의 여러 가지 이론을 실제로 실험을 통해 검증하는 것을 주된 일로 하는 실험에 전문화된 학문의 이름이다. 이것은 이전부터도 있었지만, 엄밀한 구분을 짓게 된 것은 20세기 초였다. 빛의 속도 측정도 실험 물리에서 다뤄진 일이다.

학자는 아무리 많이 알아도 학자일 뿐이지 사업가가 아니다. 물론 사업가로서 조언을 듣고 개선할 여지가 있는 학자라면, 그는 자신이 아는 만큼 사업을 더 잘 꾸려갈 수 있다. 하지만, 조언을 해도 당장의 현실에 묶여 그 필요성을 알면서도 확실한 개선을 하지 못 하는 사람이라면 사업가로서의 전망은 보나마나 일 것이다.

융화가 필요하다.

자신이 아무리 어느 한 분야에 있어서의 전문가라고 할 지라도, 다른 분야에 있어서도 최고는 아니다. 필요할 때는 자신의 자존심을 버리고, 남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포용의 도를 갖출 줄 알아야 한다. 물론 자기보다 나이가 적고, 사회 경험도 적고, 아는 것도 적은 사람에게 허리를 굽히고, 그의 생각을 들어주는 것이 자신의 자존심이 허락치 않는 일이라고 할 지라도, 필요할 때는 해야 한다. 만약 단순히 자신의 고집 때문에 그런 주변의 말들을 듣지 않는 다면, 그는 자신이 쌓아둔 성 안에 갇혀 더 넓은 세상을 보지 못하고 현실에 만족하는 삶을 살아야 할 뿐이다.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기술이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새로운 노력을 필요로 한다. 무릎을 꿇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들은 것을 자신의 밑천과 잘 섞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잘 융화가 되면, 자신이 세계를 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고, 자신이 쌓은 성을 더 넓힐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모든 이가 하는 말을 들을 곧이 곳대로 들을 필요는 없다. 남들이 자신에게 하는 말이 무조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듣는 귀가 열려야 해결될 문제이다. 듣는 귀의 기술은 노력해서 체득하지 않으면 열리지 않는다. 물론 많이 알면 많이 아는 만큼 듣는 귀의 수준도 남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듣는 귀는 들어서 자신의 기술, 지식과 융화시키는 기술이다. 남의 조언을 듣고, 자신의 잘못된 점을 고치는 기술이다.

나는 15살에 뜻을 갖고 공부를 시작하여, 30살에는 책에서 도리를 알게 되어 이 세상에 몸둘 능력을 갖게 되었고, 40살에는 자신의 언행에 대한 학설을 믿음에서 의심이 가지 않았다. 50살이 되어서야 세상 일들의 발전 변화는 하늘에서 내리는 명으로 알게 되었고, 60살이 되어서야 겨우 모든 말들을 들을 수가 있게 되었으며, 70살이 되서는 마음에 몸에 이르러 뭐든지 마음 먹은 대로 이루어져 법도를 어긋나지 않게 하였다.”

공자는 60살이 되어서야 남의 말을 들을 수가 있었다고 하였다. 남의 말을 듣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듣는 귀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이 공부하고, 그만큼 많이 듣고, 그만큼 많이 체득해야 한다. 남의 말을 듣기 위해 자존심을 꺾고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하고, 들은 것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이 알아야 하며, 그 들은 것을 자신이 가진 것과 하나가 되도록 융화시키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당장 듣기에 달콤한 말이 반드시 자신에게 득이 되는 것이 아니고, 듣기 거북한 말이 반드시 자신에게 해가 되는 말이 아니다. 물론 겸손하게 남의 말을 경청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상대방이 자신에게 하는 한 마디의 욕을 할지라도 그것을 통해 자신을 깨우치고, 그것을 자신의 살로 만들어 자신의 영토를 더욱 넓혀 갈 수 있을 것이다.

노력하여 체득하고, 체득한 것을 융화시켜 하나의 완전한 나를 만드는 기술은 분명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기술이다. 어릴 때는 그 기술을 사용하여 세상을 배우고 학문을 배워왔지만, 나이가 들고, 자신의 위치가 높아질수록 사람들은 이 기술을 사용하는 방법을 잊어간다.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이제부터 다시 그 기술을 배운다는 것은 자신의 자존심을 꺾는 기술을 익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공자는 나이 60에 이 기술을 익혔다. 나이 60에라도 다시금 이 기술을 익힐 수 있다면, 그것은 자신에게 더 넓은 수용력 포용력을 가져올 것이다.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정치인이라고 해서 이 나라 이 바닥에서 정치만 하면 모든 것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나라에서 자신이 아무리 높은 지위에 있더라도 그것은 자신을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성에 가둬두는 미련한 개구리의 삶에 지나지 않는다.

세상은 넓다. 이제 이 좁디 좁은 땅덩어리를 떠나 더 넓은 세상에 발을 디딜 때이다. 듣는 귀를 열어라.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깨달아라. 그리고 부족한 것을 채워 나가라. 몸은 쓰지 않으면 굳는다. 부족한 것을 채워서 세상으로 나가라. 혼자 선을 긋고 그것에 만족할 생각이라면 현실로 족하다. 하지만 그러기에 나는 너무 젊다. 나이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나의 젊음을 결정하는 나의 생각이다. 나의 생각이 젊다면, 나의 생각은 행동하게 만들 것이고, 나의 행동이 나의 몸을 젊게 만들 것이다.

노력하라. 노력하는 만큼 나의 자산은 커질 것이다. 나의 자산이 커지는 만큼 나의 성은 더 넓어질 것이고, 나의 탑은 그 끝을 모르게 될 것이다. 끝없는 노력과 융화를 통해서 만이 발전할 수 있고, 자신의 흔적을 세상에 남길 수 있다. 그렇게 노력하는 이 만이 천재의 호칭을 획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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